침샘 마르는 희귀병' 젊은 엄마 기구한 삶.....
젊은 엄마는 더 이상 눈물을 흘릴 수가 없다.
가을 햇살이 손끝을 간질거려도 엄마는 가슴이 미여진다.
배유정(36, 가명)씨는 눈과 입이 마르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sjogren`s syndrome)을 앓고 있다.
이 병은 침샘과 눈물샘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면서 침과 눈물이 말라가고 피부, 기관지, 폐, 신장에 침범해 각종 합병증을
유발한다.
배씨는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말한다.
성한 이는 어금니뿐. 입이 항상 마르니 치석이 생겨 충치와 치주염에 시달린다.
빠지거나 죄다 흔들거려 틀니를 껴야할 정도다.
침이 생기질 않으니 입이 쉽게 말라 오래 이야기하는 것도 어렵다.
식도가 제 기능을 못하니 음식물을 토해내기 일쑤.
배씨의 눈은 항상 충혈돼 있다.
눈물샘이 마른 눈이 따끔거리는지 그녀의 손은 연신 눈을 비벼댄다.
장기 이상도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호흡기는 물론 소화기며 갑산성기능저하증, 악성빈혈의 징후를 보인다.
현재로선 증세의 완화와 합병증 방지를 위한 약물복용 외엔 다른 치료법이 없다.
유정 씨가 희귀병 판정을 받은 건 2년 전. 아침 출근길에 쓰러진 그녀는 그 후 몸이 점점 나빠져 집밖 출입조차 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직장을 그만 두었다.
"큰 욕심을 부릴 수 없죠. 아이들이 70점 맞아도 저는 좋아요. 우리 애들이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한 일이에요."
배씨는 홀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들 승민(13, 가명)이는 3년 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여동생 승희(10, 가명)와 횡단보도에 서 있던 승민이는 갑자기 달려든 승합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승민이는 전치 10주 진단을 받고 2개월여 재활치료를 받았다. 퇴원 후 아이는 다리를 절룩거리며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었다.
체육시간엔 늘 서 있어야 했고, `달리기는 항상 꼴찌`였다
승민이는 발목 안쪽에 피부손상을 입었다. 최근 피부이식수술을 받았다.
비용만 1천만원. 성장하면서 피부가 찢어지거나 다리의 발육이 더뎌져 앞으로 2, 3차례 수술을 더 받아야 한다.
여기에다 목이 점점 왼쪽으로 기울어져 현재 24시간 목보호대를 차고 지내고, `단기기억상실증` 증세까지 보이면서 3년째
사고 휴유증으로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엄마는 "승민이가 중학생이 되면 왕따를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남편은 어린 아들 교통사고 보험금 도박으로 탕진 배유정 씨의 남편은 경마에 빠져 살았다.
아들 교통사고로 나온 보험금마저 도박으로 날려버렸다.
유정 씨는 아픈 몸에다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도박에 사업부도와 이혼으로 위기에 몰리자 남편은 두문분출. 유정씨까지 신용불량자가 됐고, 1억의 빚을 떠안았다.
네 식구가 살던 작은 아파트도 빚을 갚기 위해 팔았다.
`될 때로 되라. 죽으면 그만`이지 심정이었다.
그녀를 끝까지 붙잡아 준 건 친정 엄마와 친 동생들이었다.
유정 씨 홀로 감당키 어려운 빚을 막아주느라 친정식구는 살던 집이며 적금까지 헐어야 했다.
현재 유정 씨는 1년 보증금 100만원에, 주택진흥기금 270만원으로 집세를 내고 살아간다.
이 돈도 동생들이 융통해줘 겨우 마련했다.
"제가 장녀예요. 친정 엄마께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언니가 사니까 동생들도 여태 시집을 못가나 자책감이 들어요.
내가 왜 저런 사람 만나가지고 이렇게 살게 됐을까.
내 인연이 아니었더라면… 아파도 견디며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
젊은 엄마 배유정 씨의 눈물은 화석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삶이 팍팍해도 그녀는 목 놓아 울지 못한다.
엄마의 손을 놓지 않는 어린 남매에게 아픈 엄마는 여전히 희망이다
[출처-파이뉴스 백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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