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1월11일을 아빠는 꽤 선명히 기억하고 있어. 아니 날짜라기보다는 그날의 이벤트로. 전라북도 이리역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해 도시가 쑥밭이 됐다는 뉴스가 그야말로 주먹 같은 활자와 굉음 같은 육성으로 전달되기 시작했지. 이리는 이후 익산으로 그 지명을 바꾸게 되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참혹했던 ‘이리역 다이너마이트 폭발 사고’는 지금도 아빠 기억 속에 굵직하고 뚜렷하구나. 이리역 반경 500m 이내의 가옥 등 건물은 완전히 파괴됐고 반경 1㎞ 이내의 가옥은 반파, 반경 4㎞ 이내의 가옥은 창문이 떨어져 나갔어. 반경 8㎞ 이내의 유리창까지 파손됐으니 그 위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 알 수 있겠지. 사망자 59명, 부상자 1343명과 함께 8000명 가까운 이재민을 발생시키면서 해방 이후 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