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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양계닭’ 아닌 ‘토종닭’처럼 키우자 ..... [2008/02/14]

이미피더 2009. 3. 15. 20:08

 

 

 

오래된 미래 생태유아교육은 어떤 교육이론인가

 

아토피와 비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의 증가, 갈수록 산만해지고 짜증이 늘어가는 아이들….

최근 들어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성장과 개발 위주의 산업문명, 경쟁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 분위기 탓이 크지만, ‘처음 교육’인 유아교육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아이의 본성을 거스르고 실내에 ‘가둬’ 놓은 채 지나치게 학습 위주의 수업을 진행해온 것은 아닌가?

아이들에게 생명의 먹거리를 먹이려는 노력은 또 얼마나 해왔던가?

 

‘아이살림’ ‘생명살림’을 표방하는 생태유아교육은 이런 반성과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대안적인 유아교육 이념이다.

아픈 아이들이 늘면서 생태유아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네 차례에 걸쳐 생태유아교육의 이념과 실제 등에 대해 살펴본다.

 

지난해 11월 전미유아교육협회가 발간하는 유아교육 학회지 <영 칠드런>에는 생태유아교육을 처음으로 주창하고 이론적

토대를 정립한 임재택 부산대 유아교육과 교수와 같은 학과 김은주 교수가 공동 집필한 논문 <생태유아교육 : 한국의 새로운

유아교육 패러다임>이 실렸다.

 

<영 칠드런>은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SSCI) 등재지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학회지다.

임 교수는 “온갖 외국 유아교육 이론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의 문화와 전통에 뿌리를 둔 자생적인 유아교육

이론인 생태유아교육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회지에 실렸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 생태유아교육이란=임 교수는 생태유아교육을 “자연의 순리대로, 조상의 지혜대로 아이를 키우자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생태유아교육은 자연의 순리에 따른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지니지만, 조상의 지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적 특수성을 지닌 유아교육 이론이라는 것이 임 교수의 설명이다.

 

각 나라, 각 지역마다 면면히 이어져온 조상들의 지혜와 정서는 다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필리핀에는 필리핀의 풍토에 맞는 유아교육이 있고, 일본에는 일본의 유아교육이 있을 뿐, 유아교육의 획일적인 ‘세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임 교수는 “생태유아교육은 우리 조상들이 5천년 동안 아이를 길러온 지혜에 바탕을 둔 ‘오래된

미래’의 유아교육”이라고 말했다.

 

생태유아교육은 한국 사회의 급속한 산업화와 서구화 과정에서 짧은 시간에 널리 확산된 기존 유아교육이 아이들을 ‘양계닭’

처럼 키워왔다는 반성을 토대로 모색됐다.

 

임 교수는 “많은 나라의 유아교육 현장을 둘러봤지만 우리처럼 아이들을 가둬 키우는 나라는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까운 일본만 해도 전체 유치원·어린이집의 절반 이상이 아이들은 밖에서 바람 맞고 햇볕을 받으며 뛰어 놀아야 한다는

‘자유보육’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반성에 따라 생태유아교육은 아이들을 ‘양계닭’이 아니라 생기 넘치는 ‘토종닭’처럼 돌보자고 제안한다.

그러려면 우리 아이들에게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세 가지를 되찾아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연과 놀이, 아이다움이

그것이다.

 

 

 

 

생태유아교육에서는 아이들을 자연의 본성을 지닌 존재로 본다.

따라서 아이들은 흙을 밟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맘껏 뛰어 놀면서 자연이 주는 삶의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경쟁 위주의 현대 산업사회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을 아이 모습 그대로 두기를 거부하고 조기교육을 통해 다른 아이

보다 한 발 먼저 아이 노릇에서 벗어나 어른 행세를 하는 아이로 키우려 한다고 비판한다.

 

바깥놀이, 산책, 텃밭, 세시풍속, 손끝놀이, 유기농 먹을거리 등과 같은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들은 이처럼 아이들에게

자연과 놀이, 아이다움을 되찾아주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임 교수는 “사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우리 조상들이 아주 오래 전부터 집에서 실천해왔던 것들”이라며 “요즘에는 가정에서

이런 생활교육이 사라졌기 때문에 유아교육기관의 프로그램으로 되살려 놓은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 생태유아교육의 역사와 현황=생태유아교육의 역사는 부산대 부설 어린이집의 역사와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1995년 3월 어린이집이 문을 열 때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임 교수가 원장을 맡아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일을 이끌었다.

 

임 교수는 자신이 가르치던 부산대 유아교육과 및 부산대 부설 보육교사교육원 출신 제자들과 함께 94년 초부터 1년여에

걸쳐 어린이집 교육 프로그램을 짰다고 한다.

 

당시에는 생태유아교육이라는 말은 쓰지 않고, 우리의 전통문화 사상을 반영한 공터놀이식 유아교육, 자연친화적 유아교육,

토종닭식 유아교육 등의 용어를 썼다.

 

생태유아교육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임 교수가 주도해 만든 ‘우리 아이들의 보육을 걱정하는 모임’에서

98년 유아교육기관 교사들을 대상으로 생태유아교육강좌를 실시하면서부터다.

 

그 뒤 2002년 3월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유치원·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유기농산물을 먹이는 운동을 펴는 생태유아공동체가

꾸려졌고, 같은 해 6월에는 생태유아교육운동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할 생태유아교육학회가 설립됐다.

 

부산에서 시작된 생태유아공동체는 수도권, 광주, 대구, 경북지역 등 5곳으로 확산됐다. 회원으로 가입한 유아교육기관도

설립 당시 40여 곳에서 현재는 450여 곳으로 크게 늘었다.

 

임 교수는 “환경성 질환의 증가와 참살이 바람의 영향으로 부모들 사이에서도 생태유아교육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최근 들어 대부분의 유아교육기관에서 원아를 모집할 때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을 실시

한다고 홍보하고 있고, 실제 적지 않은 곳에서 텃밭 가꾸기, 산책 등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 한두 가지 정도는 적용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변화다.

임 교수는 “현재는 생태유아공동체 회원이 전체 유아교육기관의 2%를 밑돌지만, 머지 않아 10% 정도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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