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서해와 남해에 이어진 총연장 6431㎞에 이르는 리아스식 해안에 2천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양의 창자보다도 더욱 꼬불꼬불한 해안선을 따라 오염되지 않은 해수욕장들이 점점이 박혀 있고, 먹을거리와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전남에서도 남쪽 바닷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듯이 보이는 고흥도 지협(地峽)을 통해 육지와 연결돼 있는 북부를 제외하고는
군 전체가 남해에 둘러싸여 있다.
고흥은 무려 2천600리에 달하는 꼬불꼬불한 해안선을 따라 넉넉한 바다 풍광을 그려낸다.
여기에 20여 개의 해수욕장이 해안선을 따라 점점이 이어져 있다.
또한 덩치도 상당히 큰 편이어서 내륙의 산지와 들판은 반도 같지 않은 광활함이 묻어난다.
기름진 땅과 청정 바닷가를 양쪽에 거느린 고흥에는 팔영산, 소록도, 고흥만, 나로도 해상 경관, 금탑사 비자나무 숲, 영남 용바위,
금산 해안 경관, 마복산 기암절경, 남열리 일출, 중산 일몰 등 '고흥 10경(景)'이 있지만 고흥 여행의 백미는 역시 드라이브다.
손을 대면 파란 하늘빛이 뚝뚝 떨어질 듯하고, 해가 쨍쨍한 날에는 열대지방에서나 접할 수 있는 크리스털 블루의 바다도 경험할
수 있다. 어디를 가나 빼어난 경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15번 국도를 타고 뱀골고개를 넘으면 고흥반도가 시작된다.
고흥읍내에서 27번 국도를 타고 서남쪽으로 향하면 도양읍과 소록도로, 15번 국도를 타고 동남쪽으로 향하면 나로도로 가게 된다.
도양읍 녹동항에서 77번 국도를 타고 나로도로 달리는 길은 '마음의 주름을 쫙쫙 펴주는 마법사'와도 같다.
푸른 바다와 기암절벽, 그리고 점점이 떠 있는 섬들,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크고 작은 배, 울창한 송림과 부드러운 모래밭 등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곳곳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리다 보면 차의 속도를 거의 낼 수 없을 정도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몇 번이나 차를 멈추고 일상에 혹사당한 심신을 추스르게 된다.
녹동항에서 햇볕이 쏟아지는 바다와 포구, 들녘을 차창 밖으로 바라보며 달리다 보면 맨 먼저 반듯반듯 바둑판 모양으로 정리된
오마리 간척지를 만난다.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의 손에 의해 1962~65년 이뤄진 오마도 간척사업으로 인해 '말 모양의 섬 다섯 개'란 뜻의 오마도(五馬島)는
사라졌고, 대신 서울 여의도의 3배 규모의 큰 평야가 생겼다.
오마리를 거쳐 풍남리를 지나 다음 여정을 향해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데 오른편으로 푸른 바다 위에 햇살들이 제들끼리 무어라
소꿉장난하며 웃는 아이들처럼 환하게 반짝였다.
차창을 열면 먼 수평선을 달려온 물결들이 그 바람들과 포옹하며 철썩철썩 따라온다.
바다를 끼고 달리다가 잠시 숲길을 즐기다 보면 일명 내발해수욕장으로 불리기도 하는 발포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온다.
폭 50m, 길이 1㎞ 정도의 깨끗한 백사장은 특히 신경통과 부인병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백사장 끝머리에 활개바위, 거북바위 등 기암괴석과 해수욕장 앞에 점점이 떠 있는 머구도, 배도, 구도, 검등여 등 작은 섬들이
푸른 바다 위에 참 예쁜 모습으로 다가온다.
찰랑거리는 바다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동진하다가 15번 국도와 만나는 곳에서 우회전해 남진하면 '다도해의 숨은 진주'로 불리는
나로도다. 나로도는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로 구성돼 있는데, 연도교ㆍ연륙교 두 개의 다리가 육지를 연결하고 있어 섬 아닌 섬이
됐다.
조선시대까지 나라에 바칠 말을 키우는 목장이 많아 나라의 섬이란 뜻으로 '나라도'라 불려왔다.
그러다가 일제 강점기에 지명이 한자로 바뀌면서 나로도(羅老島)가 되었다.
외나로도에 비해 뭍에서 더 가까운 내나로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은 덕흥이다.
완만한 경사의 다랑논과 한적한 어촌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 잔잔하고 평화롭게 해준다.
해변의 경사가 완만하고 고운 모래가 깔린 덕흥해수욕장은 수백 년 된 노송이 시원한 그늘을 선사한다.
어느 섬에나 꼭 한 개씩 있는 형제 섬을 품고 있는 섭정마을을 지나 다시 다리를 건너 약 1㎞를 지나면 삼거리와 만난다.
왼쪽으로 들면 나로도해수욕장이고, 오른쪽으로는 나로도항과 연결된다.
나로도해수욕장은 밀물이 들었을 경우 수백m를 나가도 수심의 변화가 없다.
이곳에서는 모래 해변과 함께 뻗어 있는 300그루 해송이 더위를 잊게 해준다. 나로도항은 삼치 파시로 유명했던 곳으로 지금은
수산 자원이 고갈돼 삼치가 예전처럼 많이 잡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풍어를 이룬다.
이곳에서 외나로도를 일주하는 유람선을 빼놓으면 아쉽다. 2시간 동안 외나로도의 기암절벽과 함께 꼭두여 등 섬을 둘러싼 작은
섬들이 펼치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다시 길을 돌려 해넘이의 명소로 유명한 염포마을로 달렸다.
다도해의 아기자기함과 산 중턱까지 깎아 만든 다랑논과 밭이 빚어놓은 풍경에 취하다 보면 염포마을에 접어든다.
염포마을 입구의 염포해수욕장은 파도에 울어대는 검은 자갈과 바닷바람이 아름드리 해송 숲을 빗질하듯 스치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해변이 한적하고 아담하다. 그래서일까, 이생진 시인의 '바다에 오는 이유'를 되새기게 한다.
'누구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다 /모두 버리러 왔다/몇 점의 가구와/한 쪽으로 기울어진 인장과/내 나이와 이름을 버리고/나도
물처럼 떠 있고 싶어서 왔다.'
섬의 동쪽은 엿가락이 늘어지듯 삐죽하게 튀어나온 창끝마을, 일출 명소로 소문이 나 있는 하반마을, 봉래산 자락에 있는
'삼나무 숲'이 다도해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그려낸다.
특히 우주센터와 우주과학관이 들어서는 하반마을은 우주선 발사 이후 나로도의 또 다른 여행 맛을 우려내 줄 것으로 보인다.
나로도를 빠져나와 포두면 옥강리에서 다시 77번 국도를 타면 곧바로 오도를 거쳐 영남면 금사리를 하나로 잇는 해창만 방조제다.
방조제를 달리면서 중간 중간에 넓디넓은 해창만 간척지와 담수호, 순천만의 대대포구가 부럽지 않은 갈대밭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해창만 1, 2방조제를 합친 길이는 3.5㎞ 정도로 멋진 드라이브 코스의 방조제를 따라 늘어선 갈대밭은 저녁 무렵이면 황금빛으로
물든다.
영남면의 해안선을 따라 달리면 고운 모래의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을 자랑하는 남열해수욕장,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용바위 등 동해안 해안도로가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해안의 반석과 암벽층으로 이뤄져 있는 용바위에는 용의 발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어 보는 이들이 신기해 한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돌아서면 아쉬워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곳이, 바로 고흥이다.
신라 눌지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한 팔영산의 능가사와 천등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금탑사는 고흥의 명찰이다.
특히 아름드리 거목들이 항상 푸름을 지키고 있는 금탑사의 비자나무 숲은 고흥에 숨겨진 보석이다.
바람에 실린 풍경 소리가 마중을 나오는 사찰 여행에서 거친 숲을 만나는 기쁨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신나는 일이다.
◆비자나무 운치가 가득한 명찰 금탑사
아스팔트 길이 30℃에 가까운 무더위에 이글이글 타기 시작하면 휴가를 어떻게 보내야할지, 올 여름 무더위를 어떻게 이겨낼지
고민하게 된다.
강이나 산으로, 또는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오는 여행이 목적이라면 녹음 우거진 산사로의 시간 여행이 가장 즐겁다.
뭔가에 매달려서 아등바등하는 우리네 번뇌와 욕망은 산사 가는 길에 만나는 자연과 산사의 은은한 풍경과 목탁 소리, 끝없는
고요함에 훨훨 날아가버린다.
고흥의 명찰 금탑사도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 번잡한 마음을 가라 앉히고 편안히 몸을 쉴 수 있는 곳이다.
산 정상에 서면 야생 철쭉 군락 사이로 탁 트인 넓은 남해와 아래로 멀리 거금도와 녹동항 주변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천등산(天燈山ㆍ554m), 그 기슭에 '사색과 향기에 취하는 또 다른 세상' 금탑사가 자리 잡고 있다.
금탑사는 고흥읍에서 7㎞쯤 떨어진 포두면 봉림리에서 임도를 1㎞ 정도 올라가면 되는데, 자동차로 올라가는 것보다 차에서 내려
천천히 걷기에 적당하다.
천연기념물 제239호인 비자나무 숲을 끼고 있는 길은 너무나도 운치 있고 아름답다.
명상 공동체 활동으로 유명한 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이 분노와 스트레스 해소에는 천천히 걷는 것이 최고라고 했던 것처럼
경사가 완만한 숲길을 걷다 보면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푸조나무, 굴참나무, 느티나무, 개서어나무 등이 저마다 다른 초록의 빛깔을 내며 바람에 흔들린다.
아름드리 푸른 거목들은 보기만 해도 서늘하다. 거목들이 들어찬 숲길을 걸어가면 저절로 삼림욕을 해 심신이 청량해지는
느낌이다.
아름드리들이 항상 푸름을 지키고 있는 비자나무 숲이 사찰 진입로를 장식하고 있다.
비자나무 숲은 금탑사 주위 13만㎡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에 3천300여 그루가 군생하고 있는 희귀 천연기념물로 모든 나무에
번호표를 붙여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금탑사의 비자나무는 사찰 창건 후 300∼400년이 지난 1700년 이후에 식재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나무들은 높이가 무려 9∼14m,
둘레가 1m가 넘는 등 세월의 무게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비자나무 숲은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가지와 잎이 무성하다. 깊고 그윽한 비자나무 숲을 향하여 발길을 내딛는다.
비자나무 숲의 향기와 운치는 감로수 같은 청량함으로 마음을 잠시 쉬게 해준다.
비자나무는 주목과에 속하는 회갈색 껍질을 가진 나무로 사철 푸름과 함께 유익한 열매를 거두게 한다.
마치 아몬드를 닮은 비자나무 열매는 11월쯤 수확하기 시작하는데 오랜 옛날부터 쓰여 왔다. 비자나무의 큰 쓰임새는 목재이다.
나무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심재는 갈색이고, 그것을 둘러싼 변재는 황색으로 그 결이 무척 아름답고 가공이 쉬워 매우 귀한
목재로 이용되어 왔다.
비자나무 숲에서 잠시 휴식한 뒤 숲길을 따라 2분 정도 가니 신라시대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금탑사가 나타난다.
창건 당시에 금탑(金塔)이 있어 '금탑사'라고 불렸던 이 사찰도 팔영산의 능가사와 마찬가지로 정유재란 때 불에 탄 것을 선조
37년(1604)에 중건했다.
그 후 숙종 18년(1692)에 또 불에 타 극락전만 남았고, 극락전 안의 괘불함에 잘 보관돼 있던 괘불탱은 보물 1344호로 지정됐다.
현재는 금당인 극락전을 중심으로 삼성각, 종각, 명부전, 요사채들이 들어서 있고 마당 한가운데는 최근에 세운 세존진신사리
5층 석탑이 서 있다.
여느 고찰들처럼 건물이 화려하거나 또 가람이 크지도 않다.
극락전은 축대 형식으로 쌓은 3단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
막돌 허튼층쌓기의 기단 위에 덤벙 주춧돌을 놓고 배흘림이 약한 굵은 원형 기둥을 세웠다.
지붕 처마를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양식으로, 처마 곡선을 훑고 지나는 바람에 조심스레 울리는
풍경 소리가 땀과 함께 마음의 때까지 씻어준다.
송광사의 말사로 비구니들이 이루어놓은 울력의 텃밭과 다소곳한 장독대, 옹달샘처럼 흘러넘치는 감로수와 플라스틱 표주박
등도 정겨운 느낌을 마냥 자아내는 정취를 담고 있다.
비자나무 운치가 가득한 명찰 금탑사는 고흥 여행에 사색의 향기를 더한다.
'꽃과 영혼의 화가'로 불리는 천경자 화백의 고향이 바로 고흥이다. 지난해 문을 연 '천경자 전시실'은 특별한 미술관이라기보다는
고흥종합문화회관 내 150여㎡ 규모의 아담한 전시관이다.
아이들 방학 숙제도 할 겸 전시실을 찾노라면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할 수 있다.
화가 천경자(千鏡子ㆍ84)를 떠올리면 곧바로 '꽃과 여인'이 나타난다. 사람들은 '목화 밭에서', '꽃다발을 안은 여인',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황금의 비', '길례 언니', '생태' 등 작품에서 삶의 고통, 원죄의 굴레, 여인의 한(恨)을 읽어낸다.
내면에 쌓인 응어리와 격한 감정들을 화폭에 담아낸 천 화백은 '천경자 화풍'이라는 독창적인 화풍을 일구어낸 작가일 뿐 아니라
세계 일주를 하면서 천경자만의 그림 에세이를 남겼다.
그는 1969년 남태평양 고갱의 섬인 타히티를 찾은 것을 시작으로 28년 동안 유럽, 미국, 아프리카, 인도, 중남미, 카리브해까지
전 세계를 다 돌았다. 이들 여행지는 천 화백에게 샘솟는 영감을 제공하는 탁월한 소재처였다.
천 화백은 누구보다 글을 잘 쓰는 화가이다. 수필가로서 '여인 소묘', '한', '천경자 아프리카 기행 화문집', '탱고가 흐르는 황혼' 등
10여 권의 책을 냈다.
천 화백은 1991년 '미인도' 위작 시비 사건으로 커다란 충격을 받았고, 1998년 이후 현재까지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150여㎡ 규모인 전시실에는 천 화백의 삶과 예술을 음미해볼 수 있는 초기 드로잉과 판화 작품 70여 점과 스케치 여행을 하면서
모은 개인 소장품, 천 화백의 수필집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 도록과 함께 아트 상품으로 티셔츠와 엽서, 포스터 등을 판매하고 있다.
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일요일을 제외한 공휴일 및 매주 월요일은 휴관) 문의 061-830-5520
Tip 소록도
소록도는 고흥반도 남쪽 끝의 녹동항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카페리호 유람선으로 5분도 안 되는 지척의 거리다.
소록도는 일본강점기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로 수용하면서 일반인들과는 멀어져버린 금단의 땅이었으나 1988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된 이후 고흥에 들른다면 반드시 가봐야 할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섬 자체도 이름처럼 예쁜 소록도(小鹿島)에 내린 일반 관광객들이 울창한 송림으로 이뤄진 해수욕장과 한센병 환자들이 피땀 흘려
세운 중앙공원까지 다녀오는 산책 코스가 여행의 전부인데, 얼핏 돌아만 보는 데는 2시간이면 족하다.
중앙공원은 규모는 작지만 잘 꾸며놓은 수목원처럼 아름답다. 황금편백나무와 호랑가시나무, 히말라야삼목 등 나무 수백 종과
500여 종의 희귀식물들이 심어져 있다.
땅에 길게 누운 한하운의 시비에 새겨져 있는 '보리피리'를 읽다 보면 돌연 옷매무새를 한번 살피게 된다.
공원 입구에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감금실과 검시실이 박물관처럼 남아 있다.
정관 절제와 시신을 해부하던 검시실 벽에는 25세 젊은 나이에 강제로 정관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애절한 시가 남아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슬프도록 아름답고, 아름다워서 슬픈 섬 소록도가 소록대교 개통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가도 가도 천리 길, 여름 추억은?
고흥은 '가도 가도 천리 길'일 만큼 멀다.
서울에서 족히 6시간, 영남이나 강원 지역에서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걸린다.
먼 길이지만 한번 갔다 오면 마음속에 아름다운 여름 추억을 담아 올 수 있다. 나로우주센터 덕에 유명 관광지로 도약할 꿈을 꾸고
있는 고흥에는 다도해 비경 못지않게 볼거리가 제법 많다.
>>둘러볼 곳
팔영산_ 소백산맥 끝 부분에 위치한 팔영산(八影山ㆍ608m)은 고흥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여덟 봉우리(유영봉, 성주봉, 생황봉,
사자봉, 오로봉, 두류봉, 칠성봉, 적취봉)가 남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솟아 있다.
이 봉우리들의 그림자가 전국에 드리울 정도로 넓다고 해서 팔영산이 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상에 오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다도해의 풍광이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답고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주 등산로에 있는 사찰 능가사는 신라 눌지왕(419) 때 아도화상이 세웠다고 전해진다.
대웅전(보물 제1307호)의 고색창연한 단청이 절의 역사를 말해준다.
▷산행 코스
1코스 능가사→흔들바위→1봉∼8봉→탑재→능가사(4시간 30분 소요)
2코스 곡강마을→선녀봉→2봉∼8봉→탑재→능가사(5시간 소요)
3코스 영남초교→깃대봉→8봉∼1봉→흔들바위→능가사(4시간 소요)
봉래산_ 봉래산(蓬萊山ㆍ410m)은 우주센터 건설로 주목받고 있는 외나로도 예내리 서쪽의 봉우리다.
겉으로는 완만해 보이지만 섬 안에 위치한 산답게 등산하는 묘미가 넘친다.
앞쪽은 망망대해요, 뒤쪽은 여인이 누워 있는 형상을 한 손죽도 등을 거느린 다도해의 절경이 펼쳐져 있다.
정상에서 보는 바다 조망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국내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울창한 삼나무 숲이 이색적인 볼거리다.
삼나무 숲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경 봉래산 자락에 66만여㎡ 규모의 시험림으로 조성됐는데 키가 30m에 이르는 80년 이상
된 삼나무 3만여 그루가 시원하게 쭉쭉 뻗어 오밀조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열대우림 지역을 방불케 한다.
▷산행 코스 : 무선국 입구→무선국→봉래산→시름재→삼나무 숲→외딴집→무선국(2시간 30분 소요)
고흥호_ 두원면 풍류리와 도덕면 용동리 사이의 바다를 막는 고흥지구 간척사업이 지난 1991년 시작돼 15년 만인 2006년 마무리
되면서 모습을 드러낸 호수다.
방조제 길이가 2천873m에 달하며, 간척지 안에는 시원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길들이 사방으로 뻗어 있다.
호수 안쪽에는 갈대가 무성하고, 방조제 주변에는 유채꽃 단지가 조성돼 있다. 방조제 서쪽 끝 선착장은 바다낚시터로 각광받고
있다. 인근 나로도에 우주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발맞춰 항공센터와 경비행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홍교(지방유형문화재 제73호)_ 고흥읍 옥하리와 서문리 여산 마을을 흐르고 있는 너비 8~9m의 고흥천 위 아래에 약 200m의
간격을 두고 2개의 홍교가 있다.
이중 서문다리는 맨 밑에 편단석을 설치한 뒤 27개의 직사각형 돌을 규칙적으로 쌓아 반원형의 홍예를 이루었다, 한 줄은 1개의
장대석을, 다른 한 줄은 2개의 장대석을 붙여 차례로 짜올라갔다.
홍예의 서쪽에는 용머리를, 반대편 동쪽에는 용 꼬리를 조각하였다.
충무사_ 이순신 장군(1545∼1598)을 기리는 사당이다. 이 사당은 선조 13년(1580) 7월 이순신 장군이 36세 때 발포만호로
부임하여 선조 15년(1582) 1월 모함을 받아 파면되기까지 18개월간 재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충무사의 중요 시설물로는 영정을 모신 사당을 비롯하여 내삼문, 외삼문 등이 있다.
매년 충무공 탄신일인 4월 28일에 충무공탄신제를 거행하고 있다.
남포미술관_ 남도의 명산인 팔영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남포미술관은 폐교된 중학교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바꾼 곳으로
고흥에서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까운 명소다.
전국 유명 화가들의 전시회가 연중 열리고, 국악 공연ㆍ음악회ㆍ무용 공연ㆍ영화 감상 등이 가능한 공연장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체험 학습장 등을 갖추고 있다.
>>유람선 코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고흥반도의 매력을 느끼려면 유람선 여행이 제격이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고흥반도의 해안은 육지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경관이 수려한 바닷가의 풍경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외나로도 일주 외나로도를 일주하는 유람선은 나로도항에서 탄다. 1시간 40분 동안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과 갖가지 모양의 조그만 무인도,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 바위 등 해안 절경이 줄지어 나타난다.
특히 무인도 2개로 이루어진 곡두여는 불쑥 솟은 바위와 벌렁 드러누운 바위의 조화가 절묘하다.
나로우주센터는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능하므로 유람선을 타야 전경을 볼 수 있다.
문의 금어호(061-833-6905), 우주스타호(061-833-0383)
소록도 일주 녹동항에서 관광 유람선을 타면 소록도와 주변 섬들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기이한 모양의 바위들과 함께 다도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문의 거북선호(061-844-7007)
>>나로우주센터
우리나라 최초의 나로우주센터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나로도 495만㎡ 부지에 총 공사비 2천649억 원을 투입, 2003년 8월 공사에 들어간 지 4년여의 대역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로 우주센터 보유국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12개국이 모두 26개의 우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올 연말 국내에서 만든 발사체(로켓)로 우리 위성을 자력으로 발사, 이들 외국 우주센터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나로우주센터는 발사대 시스템을 비롯해 발사 통제동(MCC), 위성시험동, 발사체 종합조립동, 고체 모터동, 광학장비동, 추진기관
시험동 등으로 이뤄져 있다.
우주센터 정문 앞에는 일반인과 청소년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을 심어 줄 우주과학관(교육홍보관)이 곧 문을 열 예정이다.
2009년 도양읍에 우주과학천문관, 2010년 동일면에 국립 고흥 청소년 우주체험센터가 잇따라 개관한다.
>>팔영산 자연휴양림
남도의 명산인 팔영산 자락 해발 400m 고지에 위치해 울창한 숲과 어우러져 있고, '숲 속의 집' 뒤편에는 8개의 아름다운 팔영산
암봉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휴양림 내 숙박시설로는 숲 속 사이사이 정겹게 배치된 '숲 속의 집' 9동과 8개의 방을 갖춘 휴양관 1동이 있고, 휴양관 입구에는
계곡물을 이용한 인공폭포와 물놀이장이 있어 무더운 더위를 식혀준다.
팔영산 자연휴양림은 여름 피서철과 주말이면 예약이 조기 완료되며, 성수기 예약은 인터넷(www.paryeongsan .com)으로
받을 예정이다.
>>먹을거리
고흥군은 지난해 지역적 특성과 대외적 경쟁력을 갖춘 대표적 먹을거리를 선정, 관광 상품화에 나섰다.
고흥군 9미(味)는 참장어와 낙지, 삼치, 전어, 서대, 굴, 매생이, 유자향주, 붕장어 등이다.
서대_ 가자미목 참서대과에 속하는 서대는 가자미와 비슷하게 생겼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서대회는 막걸리 식초에 매콤하게
양념해서 무치는데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1년 중 봄부터 여름까지가 서대회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다.
또한 미역국에 넣어서 먹거나, 말려서 꼬들꼬들 해지면 구워 먹을 수도 있다.
참장어_ 여름철 스태미나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참장어는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한정 생산되는 수산물로, 콜레스테롤이
적으면서 최고의 영양과 담백한 맛을 낸다. 장어의 내장과 머리를 제거한 다음 회칼로 잘게 썰어서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에
찍어 야채나 양파 등과 곁들여 먹으면 고소하고 단맛이 그야말로 별미다.
붕장어_ 고흥산 붕장어는 청정 해역에서 서식하고 사시사철 대량으로 잡히며, 장어류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싸다.
붕장어는 주로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를 해서 먹는다. 즉석에서 잡은 붕장어에 소금을 뿌려 숯불에 구운 다음 양념장을 찍어
먹으면 붕장어 살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양념을 발라 숯불에 굽게 되면 양념이 살에 배어 그 향이 더욱 깊다.
유자향주_ 유자향주는 3년간 발효시킨 유자액 및 각종 한약제를 섞어서 마지막 발효 공정에 투입하여 만든 제품으로, 일반
탁주와는 달리 부드럽고 단맛이 강하면서 뒤끝 또한 깨끗하다.
유자술은 예부터 기관지염, 천식, 기침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다스리거나 위 속의 악취를 제거하는 약술로 여겨져 왔다.
[출처 -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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