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경기만 뛰어도 평생 의료보험 혜택
미국의 의료보험은 한국처럼 모든 국민이 의료보험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인구의 최소 15% 이상은 의료보험이 아예 없고, 개인 의료비를 낼 수 없는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이보다 더 많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 나라인 미국이 역설적으로 UN가입국 중 개인 의료비가 가장 많이 드는 국가가 바로 미국이라는 사실은 여간 아이러니가 아니다. 미국에서 의료보험이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인 셈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거들에게는 이런 축복이 기본 중에 기본이다. 단 하루라도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등록이 되면 평생 의료보험 혜택이 보장된다.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300만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혜택이다.
▶43일만 지나면 평생 연금혜택… 박찬호는 대기업 임원급
의료보험이 다가 아니다. 진짜는 바로 연금혜택에 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43일만 등록하면 (한 시즌의 4분의 1) 3만4,000달러(3,800만원)의 연금을 은퇴 후 수령할 수 있다. 딱 43일이면 된다.
연금 보장 금액은 메이저리그 등록일수에 따라 다르다. 43일부터 10년까지로 나눠지는데 10년 이상 뛴 선수는 10년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10년은 연수가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뛴 서비스타임으로 계산되며 언제 수령할 지는 본인의 의사에 달렸다.
한국에서도 뛰었던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C.J.니코스키에 따르면 10년의 서비스타임을 모두 채운 선수가 4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데 이 경우 6만5,000달러(약 7,433만원)를 죽을 때까지 수령할 수 있다.
60세부터 수령할 경우에는 연간 20만달러(약 2억2,870만원). 매년 물가상승률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수령액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 올라가게 된다. 이 돈은 연금수령자가 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박찬호의 경우 1994년 데뷔해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서비스타임은 13년 이상을 채웠기에 모든 금액을 다 받을 수 있다. 대기업 임원급 연봉을 60세부터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무려 15억달러에 달하는 메이저리그 선수 연금 제도와 시즌을 중단시킬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진 선수노조가 있기에 가능한 제도다. 6년전인 2010년 자료에 따르면 이미 당시에도 8,200명에 달하는 전·현직 선수들이 가입되어 있었다.
▶메이저리그 최소 연봉이 6억… KBO리그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연봉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만 된다면 최소 연봉이 50만7,500달러(약 5억8,000만원)다. 약 6억에 달하는 연봉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받는 최소인 것이다. 한국프로야구의 경우 넥센에서 kt로 이적하며 ‘FA대박’을 친 유한준의 올 시즌 연봉이 6억이다. 최소 연봉은 2,700만원이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메이저리거는 클레이튼 커쇼(LA다저스)로 무려 3,300만달러(약 377억원)에 달한다. 추신수도 올해 연봉이 2,000만달러(약 228억원)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액 계약선수는 선수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우익수 지안카를로 스탠튼으로 2015년부터 2027년까지 13년간 3억2,500만달러(약 3,716억원)를 받는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MLB닷컴에 따르면 338만6,212달러로 한화로 치면 38억7,247만원에 해당한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서 25인 로스터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라면 평균적으로 38억원 정도는 버는 것이다.
올해 한국프로야구 선수의 평균 연봉은 2억4,253만원이다.
▶메이저리거가 되면 부가 혜택은? 1등석 의무에 식비가 10만원
부가적으로 따라붙는 혜택도 엄청나다. 일단 메이저리거 선수가 이동할 때는 반드시 1등석을 탄다.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그리고 공항에 수속 없이 곧바로 구단 버스를 타고 비행기 바로 앞까지 에스코트를 받는다. ‘메이저리거’라는 것만으로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
또한 선수들은 매일 식비 명목으로 약 95달러를 받는다. 매일 현금으로 지불되기에 선수들 입장에서는 괜찮은 부가수입인 셈이다. 재밌는 것은 구단이 식비를 주면서도 별도로 음식을 모두 제공한다는 점이다.
추신수가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최고급 뷔페코스에 음식별로 요리사가 있으며 단계별 소스, 각국의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소개해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의 부러움을 산 적이 있었다. 반면 마이너리그 생활에 대해서는 “최하 단계인 루키리그는 바게트 샌드위치, 싱글A에는 식빵과 땅콩, 딸기잼, 더블A에는 포도잼 추가, 트리플A부터 스테이크”라고 말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엄청난 신분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달콤한 혜택과 정반대에 있는 ‘피나는 메이저리거 거듭나기’
이같이 달콤한 혜택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메이저리거가 된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힘든 일이다.
일단 매년 신인 드래프트에는 2만명 이상의 내로라하는 미국 유망주들이 참여한다. 그중 지명 받는 선수는 1,500여명(13.3%의 합격률). 여기서 메이저리거가 되는 확률 역시 희박하며 그중에서도 꾸준히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는 선수는 거의 0에 가깝다. 하버드대 지원자 대비 합격자 비율이 6%가 채 안 되지만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은 하버드대 합격보다 더 확률적으로 어려운 셈이다.
드래프트 선수들간의 대결도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의 무대이기에 세계 각지에서 유망주, 프로선수들이 도전한다. 단적으로 박병호 김현수처럼 한국에서, 이대호 오승환처럼 일본에서 선수가 넘어오기도 하고, 고교 유망주들처럼 마이너리그를 통해 메이저리그 승격을 노리기도 한다. 단순히 한국이 아닌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국가는 물론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에서도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최고의 재능들이 마이너리그로 유입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최근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도 메이저리거들을 배출하고 있으며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도 꾸준히 메이저리거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태생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등 그 경쟁 무대는 세계로 확장됐다.
즉, 1년에 2,000여명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유망주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승격을 노리고 거기서 살아남은 이들만이 달콤한 메이저리거로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피나는 노력 속에 쌓아 올려진 탑의 정수가 바로 ‘메이저리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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