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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딛고 드라마 작가 꿈 키우는 김민주 양 ...[2006-05-09 16:09]

이미피더 2009. 1. 18. 15:42

 

 

 

 

김민주양(23)은 휠체어 없이는 거동이 불편한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그녀는 10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학교에 갔다.

남들보다 두 해 늦게 시작한 공부, 그녀는 내내 엄마 등에 업혀 학교에 다녔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학교생활을 했다.

 

2005년 고려대 국문과에 입학해 드라마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그는 지난 가을 장애인으로 살아온 그녀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내기도 했다.

 

책 속에서 민주양은 “나는 고장난 물건이 아닙니다.

단지 세잎 클로버가 많은 세상에서 특별한 몸을 가진 네잎 클로버”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네잎 클로버’ 민주양을 지난 1일 고려대 서창캠퍼스에서 만났다.

맑고 깨끗한 얼굴, 전동 휠체어를 시속 10㎞의 속도로 내달리며 스릴을 즐기는 터프걸, 몸이 건강하다면 드럼과 검도를 꼭

배워보고 싶다는 열정녀.

 

오늘 밤 꿈 속에서 검도 한 게임에다가 드럼을 한바탕 쳐볼 생각이라는 재치녀.

장애를 장애로 여기지 않고 질주하는 그녀를 보면서 ‘대체 누가 장애인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뇌성마비 1급 장애인,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문학도 김민주양과 나눈 이야기를 소개한다.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은 이유는 뭔가.

“바깥에서 노는 게 힘들었던 탓에 인형놀이와 드라마 보기를 즐겼다.

그렇게 많은 드라마를 보다보니 어느덧 내 머릿속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집에만 있었을 아이가 무슨 이야기를 얼마나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오히려 비장애인들보다 더 특이한 경험과 느낌들을 느끼며 나름대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뭘 하든 대부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미안하지 않은가?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그러나 ‘미안하다’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사춘기 때는 항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내가 정말 싫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나=도움 받는 사람, 타인=도움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났다.

나는 물론, 나뿐 아니라 다른 비장애인들도 모두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뒤로 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에 주저하거나 쑥스러워하지 않는다.

 

“저, 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하고 내가 도움을 청하는 순간, 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며, 나의 장애는 더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

 

-최근 영국의 장애인 구족화가 앨리슨 래퍼가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그녀를 본 소감은?

“나는 힘없는 내 다리와 구부러진 손을 보여주는 게 부끄러웠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부족한 신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너무나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며 다니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그녀의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 인류애 같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

 

-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용기다. 자신의 몸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

그리고 누군가 다가와주기를 바라지 말고 스스로 다가가라.

많이 배우고 많이 익혀서 세상과 친해져야 한다. 그러면 이 세상에 장애인이란 없다.”

 

 

 

 

의학이 점점 발달하고 있다. 호전될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가?

“성장기를 모두 지나버린 나로서는 호전되기를 바라기보다는

지금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며칠 전 서울 아산병원에서 뇌성마비 환우들의 보톡스, 물리치료에

대한 강의를 듣고 온 적이 있다.

 

그 강의를 들으면서 운동을 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 스승,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엄마아빠께는 카네이션을, 듬직한 남동생에게는 용돈을, 친구들에게는

미니 홈피를 통해 쪽지 한통씩, 항상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는

선생님들께는 음악 메일을 선물 해드릴 거다.

그리고 민주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그대들이란 사실을 전하고 싶다.”

 

-학교 생활의 어려움은 없는가?

“어려움은 없다. 세세한 어려움이라면 나뿐 아니라 어느 누구도 불편함은

하나쯤은 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굳이 꼽자면 학교 구내식당이 모두 지하에 있어 계단 때문에 내려가지

 못하는 것이 불편할 뿐이다.”

 

5월 캠퍼스는 부드러운 녹색의 잎들과 울긋불긋한 꽃들로 말 그대로

‘꽃동산’이었다. “민주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만약 자신의 장애에 좌절하고 포기했더라면 누리지 못했을 캠퍼스의 봄, 젊음이 아니던가?

[출처 : 경향신문 - 조치원|글 김후남기자 ]

 

 

 

When I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