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과 난치병/골형성부전증

"키 차이는 53㎝지만 우린 한마음" ..... [2005-07-21 16:08]

이미피더 2009. 1. 11. 20:04

 

 

                               "어린아이 키에 희귀병까지 앓지만 남편과 함께라면 난 행복한 엄지공주"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미소를 가진 여인, 모나리자. 사람들은 그녀의 허리 아래 부분을 알지 못한다.
궁금해하지도, 상상해 보지도 않는다.

 나도 때론 모나리자처럼 허리 아래는 세상 사람들에게서 무관심해지고 싶다.”

 

윤선아(26)씨는 최근 낸 책 ‘나에게는 55㎝ 사랑이 있다’(좋은생각 발간)에 그렇게 썼다.

윤씨의 별명은 ‘엄지공주’다.

 다 자란 키가 120㎝. 태어날 때부터 ‘골형성부전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마치 달걀 껍질처럼 온몸의 뼈가 쉽게 부서지는 희귀병이다.

 

윤씨 어머니가 임신 중 재래식 부엌 계단에서 살짝 넘어지자 뱃속 아이의 오른쪽 다리가 부러졌다.
생후 20일 만에 뜨거운 목욕물에 담기다가 근육을 움찔하자 왼쪽 다리가 부러졌다. 이후 지금까지 60번 넘게 뼈가 부서졌다.

철대문 닫히는 소리에 놀라도, 재채기를 하다가도 뼈는 으스러졌다.

 

“남들은 아마 그 고통을 상상도 못할 거예요.
작년에도 미끄러져서 엉덩이 뼈가 부러졌어요.
한 달은 누워 있어야 하고, 목발 짚고 일어서려면 2~3개월 더 걸려요.”

그런 그녀가 올해 초 목발을 짚고 히말라야에 올랐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각각 10명씩으로 꾸려진 원정대와 함께 윤씨는 사투 끝에 3193m 푼 힐 정상을 밟았다.
 특히 그녀의 곁에는 2002년 겨울서부터 한 방을 쓰고 있는 동갑내기 변희철씨가 있었다.

둘은 올해 초 해발 2750m 마을에서 엄홍길 대장의 주례로 산상 결혼식을 올렸다.

 

“제가 2000년서부터 인터넷 음악방송 CJ(사이버 자키)를 했었는데 남편이 팬으로서 온라인으로 ‘작업’을 걸었어요(웃음).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왜 내 신청곡은 안 틀어주냐’, ‘계속 그러면 사이트를 다운시키겠다’는 등 시비조로 나오더라고요.”

윤씨의 책 ‘나에게는 55㎝ 사랑이 있다’는 여느 커플과 마찬가지로 설거지·빨래 차례를 놓고 신경전도 벌이는 이들의 사랑 얘기다.

 

제목에 나오는 55㎝는 그녀와 남편과의 신장 차다.
 “실제 남편 키는 173㎝인데 출판사에서 ‘53㎝ 사랑’은 이상하다고 해서 2㎝ 올렸어요”라 말할 정도로 윤씨는 솔직하고 쾌활하다.

지난번 골절 때는 그녀의 용변을 남편이 다 받았다.

 

엉덩이를 들 수조차 없어 수건을 깐다.

그럴 땐 어떤 심정이냐는 고약스런 질문에 변씨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다”고 말하자 곁에 있던 윤씨가 “거~짓말”이라며 깔깔 웃었다.

 

그녀는 현재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주 청취자로 하는 KBS 3 라디오 ‘윤선아의 노래 선물’을 매일 50분씩(낮 12시10분~1시)

진행하고 있다.

 

 책에는 “하이힐을 신고 엉덩이를 실룩대며 걸어가는 여자들이 부럽다”고 썼지만....

남편과 함께 있는 그녀의 얼굴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주의 표정이 담겼다.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