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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고품격 아파트, 장애인용 '옵션' 없다? .... [2008/10/16]

이미피더 2009. 7. 11. 15:33

 

 

[장애인 200만시대, 갇혀있는 장애인④] 건설사, 장애인 편의시설 옵션 평가

 

우리나라 총 장애인 수는 215만명(2005 장애인 실태조사)으로, 인구 1만명당 459명꼴이다.

그러나 여전히 각종 보조기구를 이용해 어딘가를 '이동'하려면 여간 어렵지 않다.


버스와 지하철, 택시, 자가용 등 각종 이동수단이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일단 '이동'했더라도 바로 그 목적지부터가 시작이기

때문이다. 비장애인에게 친숙한 일상 속 생활공간들이 장애인들에게는 걸림돌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장애인을 진료하는 '병원',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를 양성하는 '의대', 한국인들의 여가활동 1순위 장소인 '영화관',

가장 보편적인 생활쇼핑공간으로 자리잡은 '대형마트', 대표 거주 공간인 '아파트', 서비스 산업의 대표주자 '호텔' 등은 과연

장애인들이 이동하고 이용하는데 몇 점짜리 편의시설을 갖췄을까.


메디컬투데이와 장애인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이 공동으로 지난 8월16일부터 26일까지 주거공간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선택 제공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네 번째 점검. 과연 고품격 아파트라고 내세우는 각 건설사들의 브랜드 전쟁 속에서 장애인 편의시설은 얼마만큼 '고품격'인지

확인해보자.



◇ 8개 건설사 중 2곳만 장애 편의시설 '선택'


집은 모든 인간에게 휴식의 공간이자 재충전의 공간이다. 움직이고 싶은 대로 움직이고, 원할 때 언제든 몸을 쉬게 할 수 있으며

화장실 가는 것도, 홀로 춤을 추는 것도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다.


때문에 건강한 사람들과 달리 생각처럼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주거공간에서의 편의제공

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래미안(삼성물산), 자이(GS건설),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 브라운스톤(이수건설), 센트레빌(동부건설), 푸르지오

(대우건설) 힐스테이트(현대건설) 등등. 이름만으로도 가치를 짐작할 수 있다는 유명 아파트 브랜드 가운데 과연 신규 분양시

장애인 편의시설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을까.


결론적으로 장애인들은 주거공간에서도 그다지 편의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분야 국내 주요 7개 건설사(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이수건설, 동부건설)와 대한주택공사

  8곳 중 분양시 장애인 편의시설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제공은 현대건설과 공공기관인 대한주택공사밖에 없었다.


조사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는 노약자 및 장애인 편의증진을 위해 최초계약자 본인 또는 가족 중 만65세 이상 노인, 3급 이상

지체장애인(뇌병변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등이 있을 경우 최초 입주자 모집시 신청자에 한해 편의시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주택공사가 시공한 오산세교 휴먼시아 국민임대주택의 경우 현관부터 욕실, 주방, 거실, 통로 등에까지 대상자별 편의시설이

제공된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경우 현관 문턱이 있다.

이는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인의 경우 문턱 때문에 집 안으로 들어서려면 반드시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


이같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주택공사는 신청자에 한해 마루굽틀 경사로 설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욕실의 경우 바닥 간 높이차이 제거는 물론 출입문 규격 확대 및 개폐방향 변경을 할 수 있는데, 이는 여닫이 문을 사용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미닫이 문 등으로 교체하거나 변경토록 해주는 것이다.



◇ 높낮이 조절 세면기, 시각경보·음성유도신호기 '눈길'


주택공사가 제공하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살펴보면 휠체어 또는 바닥에 앉은 채 목욕이 가능하도록 좌식샤워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다중이용시설의 장애인용 화장실처럼 좌변기 안전손잡이 설치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세면기를 선택할 수 있어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장애인이 혼자서도 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했다.


주방 역시 지체장애인의 편의제공을 위해 높이조정이 가능한 가스밸브를 설치하거나, 입식 씽크대 대신 좌식 씽크대로 변경·

시공해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도록 내부 구조 변경이 가능했다.


주택공사의 장애인 편의시설 제공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시각경보기 및 음성유도신호기를 실내에 설치,

이동 통로 유도가 가능하다는 것.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유도장치는 다중이용시설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매우 파격적인 편의제공이라고 전문가들은

감탄했다.


민간 건설사 중 유일하게 장애인 및 노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을 갖춘 별도의 동을 건축한 현대건설은 응급호출 시스템을 구축해

만약의 응급상황에서도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주방가구를 특화시켜 입주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안전하고 편리한 욕실을 위해 미끄럼방지 바닥 시공, 욕조

안전 난간 설치 등 총 50여가지의 아이템을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준비해 둔 것.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주거공간에서 편의시설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신축할 때부터 편의시설 선택이 불가능한

이유는 뭘까.


건설사 관계자들은 “국내 아파트는 준공 후 설계변경이 매우 까다롭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별도의 인테리어를

통해 구축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신축하는 아파트의 경우 허가를 받은 설계도가 준공 후 달라져선 안된다는 것.


한 건설사 관계자는 “발코니 또는 베란다 확장도 최근에서야 법 개정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제공의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지만 이를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장애인 편의시설 조사개요


① 조사기간 : 8월16일~26일

② 조사대상 : 대우건설, 삼성물산, 동부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이수건설, GS건설, 대한주택공사

③ 중점 확인사항 : 분양시 장애인 편의시설 옵션 포함 여부, 주거지 내의 편의시설 제공,

[출처-메디컬투데이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