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 관련정보/장애우 복지,정책,정보

대형마트, 영화관…장애인에겐 '먼나라 이웃나라'..... [2008/09/26]

이미피더 2009. 6. 18. 19:53

 

 

 

 

 

                    [장애인 200만시대, 갇혀있는 장애인②] 대형마트, 영화관 5곳 장애인 편의시설 평가

◇ 생활필수공간 마트, 문화생활공간 영화관 대부분 ‘낙제’ 수준

◇ 휠체어 구비 단 한 곳도 없고, 장애인전용 화장실도 ‘거의 없어’

◇ 장애인전용석 갖춘 영화관, 용산 CGV가 유일…그나마 ‘구석’

◇ 메가박스(코엑스), 씨너스단성사 ‘낙제’…롯데마트(서울역), 이마트(용산) ‘미흡’

 

 

 

 

 

 

 

 

우리나라 총 장애인 수는 215만명(2005 장애인 실태조사)으로, 인구 1만명당 459명꼴이다.

그러나 여전히 각종 보조기구를 이용해 어딘가를 '이동'하려면 여간 어렵지 않다.


버스와 지하철, 택시, 자가용 등 각종 이동수단이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일단 '이동'했더라도 바로 그 목적지부터가 시작이기

때문이다. 비장애인에게 친숙한 일상 속 생활공간들이 장애인들에게는 걸림돌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장애인을 진료하는 '병원',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를 양성하는 '의대', 한국인들의 여가활동 1순위 장소인 '영화관'

가장 보편적인 생활쇼핑공간으로 자리잡은 '대형마트', 대표 거주 공간인 '아파트', 서비스 산업의 대표주자 '호텔' 등은 과연

장애인들이 이동하고 이용하는데 몇 점짜리 편의시설을 갖췄을까.


메디컬투데이와 장애인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 건국대 장애물없는생활환경만들기연구소는 공동으로 지난 8월16일

부터 26일까지 이 공간들을 직접 장애인과 함께 돌아보며 점수를 매겨봤다.


그 두 번째로 편의시설 실태조사는 서울시내 영화관 5곳(강변·용산 CGV, 메가박스 신촌·코엑스, 씨너스 단성사)과 대형마트 5곳

(홈플러스 잠실점, 반포 킴스클럽, 롯데마트 서울역점, 이마트 구로점·용산점)을 점검, 점수를 공개한다.



◇ 휠체어 구비된 대형마트, 5곳 중 '0'


식재료부터 생필품까지 원스톱 쇼핑하면 떠오르는 곳, 마트.


생활공간 1위 ‘마트’는 사람들에게 한 공간 내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구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장애인이라면 카트를 밀거나 바구니를 이용해 구매하고자 했던 물품들을 손쉽게 담고 이동할 수 있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쉽지 않은 얘기.


장애인들의 실생할 편의성을 점검하기 위해 나선 마트행은 ‘낙제’와 ‘미흡’에서 헤매고 있었다.


서울 시내 5곳의 마트 중 장애인용 화장실이 마련된 곳은 이마트 구로점뿐.

그러나 그마저도 남녀공용인데다 남자화장실에 위치해 여성장애인의 이용에 수치심을 더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 5곳의 마트 중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여분의 휠체어를 준비해 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휠체어가 없으니 휠체어용 장바구니 역시 있을리 만무했다.


장애인용 휠체어는 다중이용시설이면 구비토록 권장하고 있지만 그 어디에서도 장애인용 휠체어를 준비해 둔 곳은 없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임에도 정작 장애인에게는 기본적인 편의마저 제공되지 못하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아쉬운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대형마트에 줄지어 설치된 계산대 중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곳도 전혀 없었다.

계산대가 높거나 통로가 좁아 이동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


휠체어에 앉은 채 계산대로 다가가보니 물건을 꺼내는 것도 불가능, 구매한 물품들을 계산대에 올려놓는 것도 불가능했다.


다중이용시설 마트의 불편함은 또 있다. 장애인들에게 필수인 엘리베이터가 넉넉하게 마련된 곳이 많지 않았고, 이마트 구로점의

경우 엘리베이터 문 양쪽으로 성인 여성의 엉덩이까지 닿는 장애물이 설치돼 버튼조작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중 서울역 롯데마트의 경우 마트 내 층간이동을 돕는 엘리베이터가 단 한 대도 없어 이용하는 장애인은 층간이동이 불가능했다.


이밖에도 이마트 용산점의 경우 지하 1층과 2층의 주차장을 모두 찾아봤으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여성전용주차공간만 넓게 마련됐을 뿐이었다.


주차 안내요원에게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치를 확인했지만, “백화점층으로 올라가야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 용산 CGV만 ‘장애인전용좌석’, 메가박스(코엑스)·씨너스단성사 ‘낙제’


한국인의 대표 문화공간인 영화관도 장애인에게는 높은 벽이었다.


국내 대형 영화관 체인인 씨너스, 메가박스, CGV를 조사한 결과 영화관들은 마트에 비해 대중교통 접근성은 높은 편이었으나

이외 다른 부분에서는 마트와 동일한 장애인 차별을 보이고 있었다.


영화관의 장애인 편의시설의 핵심은 바로 휠체어 앉은 채로도 관람이 가능한 전용석.


그러나 국내 대표 영화관 5곳 중 아쉽게도 전용석을 확보한 곳은 용산 CGV가 유일했다. 문제는 그 위치인데, 비장애인들이라면

왠만해선 선택하지 않을 맨 앞줄 가장자리로 배치해 그나마 구색을 맞췄다는데 만족해야 했다.


최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등이 많이 개최되면서 사정이 나아졌을거라고 짐작한 것은 기우였을까.


혹시 모를 장애인의 방문을 대비, 휠체어를 구비해 둔 영화관은 단 한곳도 없었으며 장애인 화장실을 별도로 설치한 곳은 메가박스

신촌점밖에 없었다. 최근 신축한 씨너스 단성사의 경우 장애인용 화장실이 있긴 했으나 역시 남녀공용.


대부분의 영화관이 빌딩 위쪽에 자리한 탓에 엘리베이터 설치는 충분하게 이뤄져 있었으나, 엘리베이터를 내리면서부터 대부분의

영화관이 어두컴컴한 조명을 사용해, 자칫 시력이 나쁜 장애인의 경우 장애물을 발견하지 못할 위험성도 우려됐다.


최근 영화관이 다중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디자인을 중요시 한 결과인지, 어두운 조명에 곳곳에 설치된 장식물들이 장애인의

이동에 방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또한 영화관 내부 매표소 및 스넥코너 중 장애인이 이용 가능하도록 낮은 높이로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직접 표를 구입하거나 팝콘 등의 간식을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안내도우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아쉽게도

안내데스크 역시 장애인에게는 턱없이 높은 위치에 있을 뿐이었다.


5곳의 영화관 관계자들에게 장애인이 영화관을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자, “미리 전화로 장애인임을 밝히고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주면 안내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줄지어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고객편의를 위해 설치한 인터넷 예매 발권기계 또한 장애인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듯.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막기 위해 설치된 인터넷 예매 발권기계 역시 성인여성 가슴부근의 높이에 버튼이 설치돼 역시 장애인의

이용을 막고 있었다.




※ 장애인 편의시설 조사개요


① 조사기간 : 8월18일~26일

② 자문 및 현지조사, 평가 : 윤석용 의원실, 건국대 장애물없는생활환경만들기연구소,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③조사대상 : 강변·용산 CGV, 메가박스 신촌·코엑스, 씨너스 단성사 (이상 영화관),

홈플러스 잠실점, 반포 킴스클럽, 롯데마트 서울역점, 이마트 구로점·용산점 (이상 마트)

④중점 평가사항

마트 ( 엘리베이터 설치, 장애인전용 주차공간 및 화장실) / 영화관 ( 장애인전용 화장실 및 전용석)

메디컬투데이 정혜원 기자 (wonny0131@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