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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발자국 1억년 세월 足足 ..... 고성상족암

이미피더 2009. 9. 20. 21:39

 

 

1억년쯤 전 중생대 백악기의 어느 봄날.
꽃 내음이 물씬 풍기는 한반도 남쪽 호숫가에 '쿵~쿵~쿵~'
지축을 울리는 요란한 발자욱 소리가 가득하다.

겨우내 움츠린 몸을 기지개 펴 듯 육중한 몸을 움직이는 공룡들의몸놀림이 제법 날렵하고 활기차다.
성큼 성큼 민첩한 동작을 선보이는 공룡의 제왕 티라노사우루스를 비롯해 브라키오사우루스 등 너나 할 것 없이 무리지어
신명나게 봄 맞이 춤판을 펼친다.
 
그리고 공룡들은 흔적도 없이 이세상에서 사라졌다.
1억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들이 펼친 춤판의 발자국만이 남아 그 당시를 그리워한다.

옥색 파도가 쉼없이 몰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상족암(床足岩)으로 공룡을 만나러 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공룡 발자국을 찾아 나섰다.

1억년 전쯤 거대한 호수였던 고성 상족암군립공원에 들어서자 실물크기로 만든 공룡들이 가장 먼저 반긴다.

상족암 공룡 발자국 화석지는 덕명리 제전마을에서 촛대바위와 상족암을 거쳐 실바위까지 6km 해안가를 따라 4000여 개의
공룡 발자국들이 흩어져 있다.

 

 

 

 

한국의'쥬라기공원'이라 할 만한 이 곳은 한반도는 물론 유라시아를 통틀어 가장 많은 공룡발자국이 있어 3대 공룡발자국
유적지로 평가 받고 있다.

제전마을 방파제 너머 너럭바위쪽으로 성큼 발을 내딛는다. 마치 썰물때라 너럭바위는 축구장 처럼 펼쳐져 공룡들이 한바탕
춤판을 벌이기 좋게 변했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나무 탐방로 위에 올라서자 맞닥뜨린 범상치 않은 발자국 화석이 눈을 사로 잡는다.

거인이 바다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 듯 단단한 퇴적암에 둥근 모양으로 2~3cm 깊이로 패인 발자국들엔 썰물때 갇힌 바닷물이
푸른 하늘과 흰구름을 거울처럼 반사하고 있다.

공룡의 보폭은 의외로 큰 덩치에 비해 상당히 좁다.
발바닥 크기가 20∼120㎝인 것에 비해 보폭이 어린이 보폭정도로 좁은 것을 보면 넘어지지 않으려 거대한 몸집을 뒤뚱거리며
걸어간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제전마을과 촛대바위 사이에 공룡발자국이 가장 선명하고 숫자도 많다.

특히 촛대바위 앞은 공룡들의 무도회장이나 다름없다.
육중한 몸으로 얼마나 신명나게 뛰어 놀았는지 흙이 굳어서 된 퇴적암은 온통 진흙탕처럼 울퉁불퉁(공란구조)하다.

삼지창 모양의 티라노사우루스 발자국부터 뭉툭한 새발자국 모양의 아구아나돈 발자국, 둥근 모양의 거대한 브라키오
사우루스의 발자국까지….
그러나 비교적 뚜렷한 발자국이 찍혀 있는 해안 쪽은 보호를 위해 탐방로를 만들어 놓아 가까이 접근할 수 없다.
하지만 워낙 발자국이 많아 눈만 크게 뜨면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볼거리는 공룡발자국 화석뿐만이 아니다.

공룡들의 발자국을 따라 탐방로를 걷다 보면 변산반도 채석강을 능가하는 층층단애로 이뤄진 기암절벽을 만난다.

수억년 동안 켜켜이 쌓여 있던 퇴적층이 바닷물과 해풍에 씻기고 깍이면서 암굴을 만들고 기암괴석을 만들었다.

탐방로 끝에는 작지만 그 안에 수십명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해식 동굴이 나온다.

이곳 암반에서도 공룡발자국이 여럿 발견됐는데, 사람들은 발자국 모양과 크기가 일정한 것으로 미루어 같은 종류의
공룡가족이 집단서식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로를 방불케하는 해식동굴안에 들어서면 바깥세상과는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십자가 형상으로 뚫린 굴은 어른 두세 사람이 나란히 걸어도 충분할
정도로 넓다.
 
동굴 바닥 암반엔 큼직한 공룡발자국 화석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그래서 동굴 속을 거닐다 보면 어두운 구석 어디선가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는 공룡이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한다.
 
또 해식동굴은 지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질과학관이나
마찬가지. 게나 조개같은 생물이 살았던 흔적이 책을 쌓아높은 듯한
지층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 수만년의 지층기록을 한눈에 엿볼 수 있다.
 
공룡의 생태며 종류가 궁금하다면 공룡박물관(2009고성세계엑스포 준비로
3월26일까지 임시 휴장)을 찾아가 보자.
 
언덕으로 이어진 탐방로를 따라 오르면 박물관이 나온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전시실 내부에는 공룡과 관련된 화석 93점을
비롯해 각종 공룡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전망대에 섰다.
상족암 앞바다 너머로 사량도와 욕지도가 눈 앞에 아스라히 펼쳐지고
가까이엔 주상절리로 생겨난 병풍바위가 그림같이 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시야를 사로잡는다.

 

 

 

 

 

 

이밖에도 77번 국도의 해안일주도로 구간에 자리한 봉암리, 장좌리, 영형면 계승사 경내 등지의 해안에도 발자국이 많다.
북적이는 상족암과는 달리 조용하고 오염되지 않은 바다 풍경과 잘 어우러져 순수한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여행메모

* 가는길 = 경부나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해 대전을 지나 판암에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탄다.
남해고속도로와 만나면 사천 방향으로 바꿔탄 뒤 사천IC를 나와 77번 국도를 타고 삼천포 방향으로 가 이정표 따라 상족암으로
가면된다.
공룡발자국 관찰은 밀물이 들면 발자국이 바닷물에 잠기니 썰물때를 맞추는 것이 좋다.(055-670-2201~4)

 

* 볼거리 = 회화면 당항리 당항포도 빼 놓을 수 없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왜구와 격전을 치른 곳으로 유명하다.
거북선 체험관, 충무공디오라마관, 자연사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또 상족암에서 차로 10분거리에 있는 학동마을을 찾아 아름답고 고풍스런
돌담길도 거닐어 보자.
임진왜란 후 1600년대 후반 전주 최씨들이 들어와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흔한 보통 돌이 아니라 구들장을 깔 때 쓰는 판석이라 시각적으로 다른 느낌을 받는다.
[출처 : 아시아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