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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못보니 점자악보 통째로 외워야죠"

이미피더 2009. 10. 10. 00:11

 

  

                                  ▲지난 3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극장에서 열린 한빛예술단의 공연모습. ⓒ한빛예술단

 

                                                   실력으로 승부하는 한빛예술단 '성공 레이스' 
                                                   월급도 받으며 직장생활…꾸준한 노력의 대가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소개되면서 통해 김지호 군과 더불어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한빛예술단은 이미 장애인계에는

그 실력이 잘 알려져 있다. 장애인예술단으로 단원 대부분이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비장애인 단원들도 일부 있다.


안마업에 국한돼 있던 시각장애인의 직업적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직업영역의 창출을 모색하던 사회복지법인 한빛재단은

시각장애인들의 음악적 재능에 주목하게 되고, 음악을 통한 직업 창출을 목표로 지난 2003년 한빛예술단을 창단했다.


올해로 창단 7년째를 맞는 한빛예술단은 관악합주단인 한빛브라스앙상블을 비롯해 한빛체리티합창단과 한빛빛소리
중창단, 한빛타악앙상블등의 연주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42명의 단원들이 소속돼 월 평균 10회의 공연을 하고 있다.


이 중 브라스앙상블과 체리티합창단은 오디션을 통과해야만 단원으로 들어올 수 있다. 오디션은 매해 말에 진행된다.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또한 단원이 됐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실력이 뒤쳐지면 시향 등 다른 예술단과 마찬가지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빛예술단 단원들은 매일같이 연습에 연습을 반복한다. 오전 시간은 개인연습을 위주로, 오후연습은 앙상블

이나 합창단 등 각 파트별로 연습이 진행된다.


악보를 볼 수 없는 단원들은 새로운 곡에 들어가면 점자로 된 악보를 통째로 외우고 녹음된 원곡을 모두 외운다.
이들이 한 곡을 외우는 데는 불과 2~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중에는 하루면 전곡을 다 외우는 단원들도 있다고 한다.
단원들이 1곡을 마스터 하는데는 보통 3주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김장집 한빛예술단 본부장은 “단원들이 집중력이 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는 모습,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은 나에게도

도전이 된다”며 “악보를 외우기 때문에 바람이 부는 등의 야외공연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특성화 된 음악인이다”며 웃었다.


한빛예술단에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지휘자가 손으로도 지휘를 하지만 송신기를 통해 지휘를 한다는 점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단원들은 귀에 꽂은 수신기를 통해 지휘를 전달받으며 연주한다.


김 본부장은 “말로만 지휘해야 하는 지휘자도, 귀에 모든 것을 의지한 채 연주를 하는 단원들도 쉽지 많은 않죠. 그러나 우선

음악을 다 외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또 엄청단 연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죠. 연습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거에요.

그래서 단원들은 늘 연습에 연습을 거듭할 수밖에 없죠”라고 말한다.

 

 

 

                                  ▲한빛예술단에 입단하기 위해서는 매해 연말에 개최되는 오디션을 통과해야만 한다.

 

 

 

            ▲현재 한빛예술단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매월 자치구와 중ㆍ고등학교를 순회하며 무료공연을 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는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실시하며 단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고 있기도 한 한빛예술단.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듯 승승장구 해온 것은 아니다.


김 본부장은 “초창기에는 공연을 보지도 않고, 연주를 들어보지도 않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실력을 절하해 평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러나 공연 후에는 너무 감동받았다, 좋았다, 잘한다고 입을 모으죠. 또 입소문을 내주기도 하고요. 지금은

처음보다는 이러한 선입견이 많이 없어졌지만 간혹 장애인이 한다는 이유로 우리의 실력을 처음부터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한빛예술단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매월 자치구와 중ㆍ고등학교를 순회하며 무료공연을 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공연이 입소문을 타며 처음과는 달리 학교장들의 반응도 많이 열려졌어요. 또 우리의 공연을 보고 도전을 받는

학생들도 봐요. 공연이 청소년들에게 자기와의 싸움, 도전의식을 고취시키는 것 같아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으로 우리 공연만큼 좋은 것도 없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그럼 현재의 자리까지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김 본부장은 '한 우물을 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각장애인 단원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함께 했기에 가능했고 사무와 단원들 보조 등 사무국 직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한빛예술단이란 이름하에 모인 모두에게 찬사를 돌렸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단원들에게 더욱 겸손해야 한다고 당부에 당부를 거듭한단다. “잘하고 있죠. 지난해 구축의 단계를 거쳐

올해 도약의 단계라는 목표를 어느 정도 잘 실행해가고 있는 거 같아요.
외부에서는 시향등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고 말하나 그건 격려의 말이에요.
냉정히 볼 때 탑클래스 예술단을 100이라 한다면 우리는 80점 정도죠. 똑같이 놓을 순 없죠. 100을 위해 그들보다 50배를

노력해야 하죠”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우리 단원들은 집중력이 뛰어나고 끈기도 있고 스스로 하려는 노력과 도전정신도 뛰어나죠.
또 무엇보다 마음이 깨끗해 맑은 소리가 나오는 거고요. 움악을 함에 있어 이것보다 좋은 장점은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우리 단원들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요”라며 다시 한번 자랑을 늘어놓았다.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한빛예술단. 장애인식개선 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그들의 연주가 계속 되길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라는 닉네임으로 유명인이 된 한빛예술단 소속 김지호 군의 공연 모습.
                                                                 [출처 - 에이블 뉴스  맹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