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이틀 앞두고 근육이완증으로 세상 떠난 계성중 김수겸군
근육에 서서히 힘이 빠지는 난치병 때문에 3년 동안 부모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한 중학교 3학년생이 졸업식을 이틀 앞두고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있다.
대구 계성중 김수겸군(16·지체장애 1급)은 5세 때부터 '근육이완증'을 앓는 바람에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부모의 등에 업혀 등교하는 등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해 왔다.
김군의 동생 재겸군(계성중 1년)도 같은 병을 앓고 있던 터여서 김군의 부모는 매일 아침 형제를 업고
등·하교를 시켰다.
게다가 쉬는 시간에도 대·소변을 받아내고, 점심을 먹이는 등 헌신적인 사랑으로 자식들의 학업을 도왔다.
김군 부모의 자식 사랑에 감동한 학교측도 이들 형제를 위해 계단을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개선하는 등
장애시설을 설치하거나 보완했고, 학교 친구들은 도우미를 자청해 이들 형제의 학업을 도왔다.
김군은 혼자서는 움직이지 못하는 형편이지만, 항상 밝은 모습으로 친구와 어울렸고, 공부도 열심히 해
지난 3일 계성고로 진학 배정까지 받았다.
학교 측은 10일 열리는 졸업식 때 헌신적인 사랑으로 김군의 학업을 도운 부모를 위해 '훌륭한 학부모상'을
시상할 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김군은 부모와 친구, 교사들의 사랑을 뒤로한 채 지난 8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고, 그토록 힘들게
다닌 학교의 졸업식 날이 자신의 장례식날이 됐다.
아버지 김영환씨(47)는 "수겸이는 어릴 때부터 몸이 아팠지만, 작가가 되고픈 꿈을 간직하며 누구보다
밝게 자랐다"며 "10년 넘도록 혹시 병이 나을까 기대했는데 졸업식날이 장례식날이 되고 말았다"며
북받치는 눈물을 한없이 쏟았다.
김군 담임인 강일석 교사는 "몸이 약한 수겸이가 감기에 걸려,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경을 헤맬 때는
모든 급우가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다"며 "3년의 긴 세월을 이기고 영광스러운 졸업식을 이틀 앞두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학교 측은 졸업식을 하루 앞둔 9일 강 교사를 통해 김군의 졸업장과 앨범, '훌륭한 학부모상(표창장)'을
김군 부모에게 전달했다.
[출처-영남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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